청강만화역사박물관 제16회 기획전시
여성 만화의 세계_소녀, 어른이 되다
일시: 2016. 6. 23(화) - 2016.12. 31(목)
청강역사박물관 원형 전시장이 새로운 기획전시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시대와 함께 변해가는 여성 만화의 모습을 주제로 준비한 이번 전시에 관람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전시 서문
2016년은 후대에 어떻게 기록될까? 깨어나, 열망하고, 움직이며, 파장을 일으켜 마침내 무언가를 실현한 해로 그러니까 혁명의 해로 기록될까?
우리가 열여섯번째 기획전시로 ‘여성만화’를 떠올린 건, 2016년이 아니라 2015년이었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60-70년대 여성만화를 기반으로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10년대까지 이어지는 변화의 양상들을 살펴보고 싶었다. 소녀만화, 순정만화 등으로 호명되던 여성만화라는 명확한 젠더적 관점으로 재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6년이 되었다. 모든 영역에서 배급받은 정체성으로 만족을 하던 여성들이 새로운 것을 찾기 시작했다. 죽음에 직면한 여성들이 깨어났고, 변화를 열망했고, 구체적으로 움직였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는 여성작가가 창작하고 여성독자들이 구독한 만화를 여성만화라 호명한다. 여성만화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여성작가와 여성독자들이 작품을 통해 조응한 미감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여성만화의 세계는 광범위하다. 1950년대 가족만화에서 시작해 60년대 소녀들을 위한 만화, 그리고 80년대 만화방과 전문잡지를 통해 장르적으로 확장/정착되었다. 이후 21세기에 접어들어 웹툰의 등장 이후 잡지 매체의 해체로 주춤하다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다시 구체화되었다. 문제는 전체 역사를 담아내기에 전시라는 틀이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성만화에 대해 여성작가와 여성독자의 소통이라는 외적 접근 방법을 통해 역사를 개괄하는 전시가 아니라 소녀만화에서 태어난 ‘소녀’의 성장이라는 내적 접근을 취하기로 했다. ‘소녀가 여성이 되었다’가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거기에 괄호를 통해 2016년의 시대정신을 담기로 했다. (발칙한)이라는 수사는 깨어나, 열망하고, 움직이며 일으킨 파장에 대한 수사다. 우리는 여성에 대한 세계의 가치판단을 괄호에 넣었다.
우리가 만난 소녀는 1950년대 전쟁과 가난의 시련을 헤쳐 나가며 당대의 소녀들에게 다가왔다. 이후 권선징악의 틀 안에서 혹은 신파의 자학으로 독자와 교감했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에는 멜로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고구려의 용맹한 장수(바람의 나라/김진)로, 차가운 미스터리의 주인공(‘일루션’ 시리즈/한혜연)으로, 그리고 자기 몸의 주체(괜찮은 관계/김인정)가 되었다.만화 속 소녀들은 연약한 주인공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고민과 실천을 시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남성 작가들이 대부분인 1970년대에 여성 만화 작가로 활약한 장은주 작가, 1980-90년대 순정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김진 작가, 1990년대부터 꾸준히 미스터리 장르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한혜연 작가, 최근 여성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발화하고 있는 김인정 작가가 참여한다.전시를 준비하기에 앞서 작가 인터뷰를 통해 여성만화란 무엇인지, 여성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며 고민해 보기도 했다. 또한 장은주 작가의 1973년도 <나를 아시나요> 작품을 복간, 출간하며 여성만화에 대한 심포지움도 개최된다.
더불어 이번 전시기획과 준비, 인터뷰, 연구 등에는 홍난지 교수와 한혜원 학예사가 참여했다.이번 전시가 순정만화라는 장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여성 만화로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만화의 세계를 확인하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 관장 박인하
청강만화역사박물관 제16회 기획전시
여성 만화의 세계_소녀, 어른이 되다
일시: 2016. 6. 23(화) - 2016.12. 31(목)
청강역사박물관 원형 전시장이 새로운 기획전시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시대와 함께 변해가는 여성 만화의 모습을 주제로 준비한 이번 전시에 관람객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전시 서문
2016년은 후대에 어떻게 기록될까? 깨어나, 열망하고, 움직이며, 파장을 일으켜 마침내 무언가를 실현한 해로 그러니까 혁명의 해로 기록될까?
우리가 열여섯번째 기획전시로 ‘여성만화’를 떠올린 건, 2016년이 아니라 2015년이었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60-70년대 여성만화를 기반으로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10년대까지 이어지는 변화의 양상들을 살펴보고 싶었다. 소녀만화, 순정만화 등으로 호명되던 여성만화라는 명확한 젠더적 관점으로 재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2016년이 되었다. 모든 영역에서 배급받은 정체성으로 만족을 하던 여성들이 새로운 것을 찾기 시작했다. 죽음에 직면한 여성들이 깨어났고, 변화를 열망했고, 구체적으로 움직였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는 여성작가가 창작하고 여성독자들이 구독한 만화를 여성만화라 호명한다. 여성만화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여성작가와 여성독자들이 작품을 통해 조응한 미감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여성만화의 세계는 광범위하다. 1950년대 가족만화에서 시작해 60년대 소녀들을 위한 만화, 그리고 80년대 만화방과 전문잡지를 통해 장르적으로 확장/정착되었다. 이후 21세기에 접어들어 웹툰의 등장 이후 잡지 매체의 해체로 주춤하다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다시 구체화되었다. 문제는 전체 역사를 담아내기에 전시라는 틀이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성만화에 대해 여성작가와 여성독자의 소통이라는 외적 접근 방법을 통해 역사를 개괄하는 전시가 아니라 소녀만화에서 태어난 ‘소녀’의 성장이라는 내적 접근을 취하기로 했다. ‘소녀가 여성이 되었다’가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거기에 괄호를 통해 2016년의 시대정신을 담기로 했다. (발칙한)이라는 수사는 깨어나, 열망하고, 움직이며 일으킨 파장에 대한 수사다. 우리는 여성에 대한 세계의 가치판단을 괄호에 넣었다.
우리가 만난 소녀는 1950년대 전쟁과 가난의 시련을 헤쳐 나가며 당대의 소녀들에게 다가왔다. 이후 권선징악의 틀 안에서 혹은 신파의 자학으로 독자와 교감했다. 그러다 1980년대 이후에는 멜로드라마의 틀을 벗어나 고구려의 용맹한 장수(바람의 나라/김진)로, 차가운 미스터리의 주인공(‘일루션’ 시리즈/한혜연)으로, 그리고 자기 몸의 주체(괜찮은 관계/김인정)가 되었다.만화 속 소녀들은 연약한 주인공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의 고민과 실천을 시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남성 작가들이 대부분인 1970년대에 여성 만화 작가로 활약한 장은주 작가, 1980-90년대 순정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김진 작가, 1990년대부터 꾸준히 미스터리 장르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한혜연 작가, 최근 여성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발화하고 있는 김인정 작가가 참여한다.전시를 준비하기에 앞서 작가 인터뷰를 통해 여성만화란 무엇인지, 여성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하며 고민해 보기도 했다. 또한 장은주 작가의 1973년도 <나를 아시나요> 작품을 복간, 출간하며 여성만화에 대한 심포지움도 개최된다.
더불어 이번 전시기획과 준비, 인터뷰, 연구 등에는 홍난지 교수와 한혜원 학예사가 참여했다.이번 전시가 순정만화라는 장르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여성 만화로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여성만화의 세계를 확인하고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청강만화역사박물관 관장 박인하